
어느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에게 불안을 가르치고 싶으실까요? 부모님들이라면 불안을 주지 않기 위해 항상 애쓰지만, 아이는 말보다 비언어적인 분위기를 먼저 배운다고 합니다. “괜찮아”라고 말하면서도 표정은 굳어 있고, 준비가 늦을까 봐 재촉하면서 마음은 이미 불안에 잠겨 있을 때, 아이는 그 불안을 정확히 감지합니다. 이 글은 실제 양육 경험을 바탕으로 부모인 제 불안이 아이에게 어떤 경로로 전달되는지, 그리고 그 불안이 아이의 행동과 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정리해서 작성해 보았습니다. 불안을 숨기는 것과 다루는 것의 차이, 부모님들께서 스스로의 불안을 점검해야 하는 이유, 가정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조절 기준까지 경험담과 정보로 함께 풀어 내보겠습니다. 아이를 안정감 있게 키우고 싶은 부모님들께 필요한 현실적인 방향을 담아 보겠습니다.
부모와 아이의 예민한 하루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순간은 이유 없이 아이가 예민해지는 날들이었습니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일정이었는데도 작은 일에 짜증을 내고, 쉽게 울고, 계속 부모의 반응을 확인하려는 모습이 반복되면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저 역시 그런 날이면 아이의 행동을 문제로 보고 훈육을 고민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하루 종일 칭얼대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날 저는 중요한 약속을 앞두고 있었고, 일정이 밀릴까 봐 아침부터 계속 시계를 보며 서둘렀습니다. 아이에게는 “괜찮아, 천천히 해도 돼”라고 말했지만, 제 목소리는 짧았고 표정은 굳어 있었습니다. 아이는 제 말과 달리 더 느려졌고, 결국 둘 다 지쳐 버렸습니다. 밤이 되어 하루를 돌아보니, 아이의 예민함은 제 하루의 긴장과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말로는 불안을 숨기려 했지만, 몸과 태도는 이미 불안을 드러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처음으로 아이의 행동을 고치기 전에 부모의 불안을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안 전달 방식
불안이란 감정은 전염병처럼 타인에게 잘 전달 되는거 같습니다. 특히 어린아이일수록 언어적 메시지보다 비언어적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부모님의 말투, 표정, 움직임의 속도, 한숨과 같은 작은 신호들이 우리 아이에게는 ‘지금은 안전하지 않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불안을 느끼는 날에는 아이도 이유 없이 불안해지기 쉽습니다. 첫 번째 전달 경로는 부모의 태도입니다. 부모가 계속 서두르거나,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질문에 짧게 대답하는 날에는 아이의 행동도 불안정해집니다. 아이는 상황의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부모의 긴장된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 결과 더 매달리거나, 반대로 반항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경로는 반복되는 걱정의 언어입니다. “조심해”, “늦으면 안 돼”, “문제 생기면 어떡해” 같은 말이 자주 반복되면 아이는 세상을 위험한 곳으로 인식하기 쉽습니다. 제가 너무 자주 사용하는 말들인 거 같아서 이번글을 계기로 주의해야겠습니다. 물론 안전을 위한 주의는 필요하지만, 불안에서 나온 말이 일상이 되면 아이의 내면에도 경계심이 쌓이게 된다고 합니다. 이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망설이거나 실패를 두려워하는 태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세 번째는 부모의 감정 조절 방식입니다. 부모가 불안을 느낄 때마다 감정을 억누르거나 폭발시키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감정은 통제하기 어렵거나 숨겨야 하는 것이라고 배우게 됩니다. 반대로 부모가 불안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과정을 보여주면, 아이는 감정이 생겨도 다룰 수 있다는 좋은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저 역시 아이 앞에서 불안을 숨기려 애쓰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아이는 오히려 더 자주 “엄마 괜찮아?”라고 물었습니다. 그 질문을 들으며 깨달았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불안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설명되지 않은 불안을 그대로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생각보다 이런 비언어적 신호에 오히려 민감하게 잘 반응 하더라구요. 그 이후로는 불안을 감추기보다, 상황에 맞게 언어로 풀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부모교육에서 권장하는 방식은 불안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조금 긴장돼. 그래서 숨을 천천히 쉬고 있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감정을 조절하는 모델을 보게 됩니다. 이는 아이가 자신의 불안을 다룰 때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또한 부모의 불안이 아이에게 전달될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호들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갑자기 잠들기 어려워지거나, 사소한 확인 질문을 반복하거나, 부모 곁을 지나치게 떠나지 않으려 한다면, 이를 그냥 넘기거나 귀찮은 태도를 보이지 않고 그 이면에 부모의 긴장이 깔려 있을 가능성을 한 번쯤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은 종종 가정의 정서 상태를 반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늘 평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불안을 느끼지 않는 부모가 아니라, 불안을 인식하고 조절하려는 부모입니다. 아이는 완벽한 안정 속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불안과 안정이 조절되는 과정을 보며 성장한다는 사실 꼭 명심해 주세요!
불안 점검
아이를 안정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은 아이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 자신의 불안을 먼저 돌보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속도를 조절하고, 감정을 언어로 풀어낼 때 아이는 그 안정 안에서 숨을 고를 수 있습니다. 아이의 불안은 종종 부모의 불안을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부모교육의 핵심은 불안을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불안을 다루는 태도를 아이에게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부모가 불안을 인정하고 조절하는 모습을 보일 때, 아이는 세상이 완벽하게 안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이는 아이가 성장하며 마주할 수많은 불안한 순간들을 견디는 힘으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오늘 아이가 유난히 예민해 보인다면, 아이에게만 이유를 묻지 않으셔도 됩니다. 잠시 멈춰 오늘 나의 하루가 어땠는지, 무엇이 나를 긴장하게 했는지 돌아보셔도 좋겠습니다. 부모의 불안을 다루는 선택은 아이에게 가장 현실적인 안정 교육이 됩니다. 아이를 지키는 첫 번째 방법은 부모 스스로를 돌보는 것임을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