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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마지막 예술제, 시선 강탈한 '오카리나 립싱크'

by 눈썰미맘 2026. 3. 8.

저는 희한하게도 식당 이름이나 장소 명칭 같은 건 돌아서면 까먹기 일쑤거든요? 그런데 사람 얼굴이나 특징 잡는 눈썰미 하나는 정말 끝내줍니다. 시력은 좀 나빠도 '저 사람 분위기가 이렇네', '저 아이 표정이 특이하네' 이런 건 기가 막히게 포착하죠. 자랑 같지만 제 삶의 소소한 활력소랍니다. ㅋㅋ

얼마 전 저희 아이 유치원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작은 예술제'가 있었어요. 7세 아이들의 마지막 재롱잔치라 엄마들 다들 핸드폰 들고 자기 자식 찍느라 눈에 불을 켜고 있었죠. 저도 당연히 우리 아이 동영상 담으려고 대기 중이었는데, 세상에... 제 눈썰미 레이더에 우리 아이 친구 한 명이 딱 걸려버린 거예요. 덕분에 나중에 집에 와서 영상을 확인해보니 웃음 참느라 화면이 다 덜덜 떨리고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7세 오카리나 공연 중 발견한 '손가락 립싱크'의 달인

오카리나 연주중인 7세 귀여운 친구들

그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오카리나 연주였어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악기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이 얼마나 예뻐요? 그런데 한 아이가 눈에 띄더라고요. 연주 소리는 청아하게 울려 퍼지는데, 그 아이 손가락은 음악이랑 전혀 상관없이 오카리나 위에서 거의 '춤'을 추고 있더라고요. 정말 말그대로 손가락 춤을 췄습니다. ㅋㅋ

노래 립싱크는 살면서 수없이 봤지만, '손가락 립싱크'는 제 인생 처음이었어요! 저는 평소에 웃음 코드가 좀 높은 편이라 웬만한 농담에는 잘 안 웃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예상 밖의 엉뚱한 상황이 벌어지면 정말 주체를 못 해요. 그 아이의 현란한 손가락 무빙을 보는데 귀엽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해서 계속 웃음이 피식피식 새어 나왔답니다.

입술까지 확고했던 립싱크 철학, 그 속에 담긴 기특한 마음

그런데 이 아이,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손가락만 그런 게 아니라 다음에 이어진 노래부르는 무대에서도 입술까지 아주 완벽하게 립싱크를 하고 있더라고요. ㅎㅎ 정말 자기만의 립싱크 철학이 확고한 아이였어요. 처음엔 귀여움에 웃음만 나왔는데, 가만히 지켜보니 마음 한구석이 찡해지면서 기특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그렇잖아요. 자기가 연습이 좀 부족하거나 자신이 없으면 그냥 멍하니 서 있을 수도 있는데, 이 아이는 입술이든 손가락이든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나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고 온몸으로 외치고 있었거든요. 아마 자기를 보러 와준 부모님께 실망을 드리고 싶지 않았던 그 예쁜 마음이 담긴 게 아닐까 싶어 나중엔 저도 모르게 엄마 미소를 지으며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완벽주의 우리 아이와 립싱크 친구, 정답은 없으니까

그럼 우리 아이는 어땠냐고요? 저희 아이는 좀 웃긴 게, 평소엔 세상 개구쟁이인데 뭘 시작했다 하면 눈빛부터 바뀌는 스타일이에요. 일단 '시작!' 소리가 들리면 완전 진지 모드로 돌입해서 끝까지 한 번도 안 틀리고 최선을 다하는 완벽주의자 성향이거든요.

집에서 연습할 때도 잘 안 되면 끝장을 보더니, 무대 위에서 연주를 마치는 저를 발견하고는 환하게 웃어주던 모습이 참 대견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립싱크 친구처럼 조금은 엉뚱해도 당당하게 그 상황을 즐기는 여유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이번 예술제를 보면서 느낀 건, 육아에 정답은 없다는 거예요. 누군가는 완벽하게 연주해서 박수를 받고, 누군가는 엉뚱한 립싱크로 엄마들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주잖아요. 결국 이 모든 게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소중한 과정이겠죠?

이름은 잘 못 외워도 이런 생생한 장면만큼은 뇌리에 꽉 박아두는 제 눈썰미 덕분에, 유치원 마지막 행사가 저에게는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이제 곧 초등학교 입학인데, 학교에 가서도 우리 아이들이 기죽지 않고 자기만의 연주를(그게 비록 립싱크일지라도!)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네요. 오늘 육아로 지친 여러분도 주변을 한 번 슥 둘러보세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아이들이 주는 작은 웃음이 여러분의 아드레날린을 깨워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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