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 학교에 건의를 올릴까 말까 고민 중이라고 말씀드렸었죠? 제가 지난번에 말했듯 저는 4년에 한 번(?) 건의할까 말까 하는 신중한 성격이라, 역시나 아직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답니다. ㅎㅎ
그런데 글을 정리하다 보니, 제가 우리 첫째가 저학년 시절, 보건실 운영 방식에 대해 건의를 드려 실제로 개선에 영향이 있었던 경험담 퍼뜩 떠올라서 들려드리려고 해요. 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내면 모든 게 낯설고 궁금한 것 투성이잖아요? 그때 저를 고민하게 했던 사건이었습니다. 바로 우리 학교 다닐 땐 '양호실'이라 불렸던, 지금의 보건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현명한 학부모의 학교 건의, 제가 가졌던 4가지 의문점입니다
당시 첫째 아이가 열은 안 나지만 머리가 너무 아파서 보건실을 찾아갔어요. 그런데 보건 선생님은 보건 교육 수업 중이라 자리에 안 계셨고, 대신 교육 중인 반의 고학년 담임 선생님 한 분이 지키고 계셨다고 해요. 선생님께서는 "보건 선생님이 부재중이라 약을 줄 수 없으니 침대에 누워서 쉬고 있어라"라고 하셨죠.
그러다 점심시간을 10~15분 정도 남기고 보건 선생님이 돌아오셨는데, 아이 상태를 확인도 하지 않으시고는 "점심시간이니 교실로 돌아갔다가 계속 아프면 다시 오렴"이라며 아이를 돌려보내셨다는 거예요. 조치도, 상태 확인도 없이 말이죠.
그 당시 저도 학부모가 처음이라 모르는 게 많았지만, 전교생이 1,000명이나 되는 큰 학교에서 이런 운영 방식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가졌던 의문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의문 1: 규모가 큰 학교인데 보건 선생님 부재 시(수업, 식사 등) 대체 인력은 없는가?
- 의문 2: 보건 선생님이 자리를 비우면 아픈 아이를 무조건 교실로 돌려보내는 게 맞는가?
- 의문 3: 보건 선생님이 돌아오셨을 때 누워 있는 새로운 아픈 아이가 있다면 상태 체크가 우선 아닌가?
- 의문 4: 약품 사고 예방을 위해 문을 잠근다면, 약장만 잠그고 보건실 자체는 열어둘 순 없는가?
우리 아이는 경미한 증상이어서 다행이었지만 혹시라도 외관상 증상이 없더라도 정말 위급한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라 혼자 고민하면 오해만 커질 것 같아, 담임 선생님께 정중하지만 꼼꼼하게 장문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보건 선생님과의 직접 소통, 그리고 실질적인 학교 환경의 변화
메시지를 받으신 보건 선생님께서 직접 전화를 주셨어요. 선생님의 답변은 현실적으로 안타까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원래 학생 수에 맞춰 이 학교도 보건 선생님께서 두 분이 계셔야 하는데, 한 분을 모집 중이지만 지원자가 없어 혼자서 1,000명을 케어하고 계셨던 거죠. 안전상 보건실 문을 잠그는 원칙도 이해해 달라고 하셨고요.
다만, 누워 있던 아픈 아이를 미처 체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하셨고 추후 재발 방지를 약속하셨어요. 이렇게 대화를 나누니 오해가 풀리더라고요. 결국 학교 측에서 교육청에 지속적으로 요청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보건 선생님 두 분이 모두 채용되었습니다! 이제는 부재중이라도 보건실 문이 닫히는 일 없이 아이들이 언제든 보호받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학부모와 학교의 건강한 소통을 위해 지켜야 할 3가지 원칙
지난번에 말씀 드렸 듯 저는 이기적인 엄마예요. 내 아이가 아픈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을 참기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선생님들의 고충 또한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100% 공감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것도 잘 압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에 연락드리기 전, 항상 다음 세 가지를 신중하게 고려합니다.
- 아이 말만 믿지 않기: 아이의 시선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려 노력합니다.
- 상대방 입장 고려하기: 선생님이나 다른 아이들의 입장에서도 이 상황이 어떨지 한 번 더 생각합니다.
- 안전 문제는 즉시 소통: 아이들의 안전이나 건강과 직결된 부분은 주저하지 않고 의견을 전달합니다.
무분별한 연락은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지만, 선을 지키며 원활하게 소통하는 것은 더 건강한 학교생활을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해요. 오해가 쌓이기 전에 정중하게 여쭤보는 용기, 우리 아이들을 위해 꼭 필요하지 않을까요?
오늘 제 경험담이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부모님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몸도 마음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