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아이에 하루에도 여러 번 “잘했어”라는 말을 자주 건네지 않으신가요? 아이를 칭찬해 주고 싶고, 자신감을 키워주고 싶기 때문에 저 역시 아이가 무언가를 해냈을 때마다 잘했다는 말을 아끼지 않고 해 주는 부모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가 칭찬에 지나치게 반응하거나, 제 반응을 먼저 확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서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이 칭찬이 아이에게 정말 도움이 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실제 양육 경험을 바탕으로, ‘잘했다’라는 평가형 칭찬보다 ‘봤다’라는 존재 인식의 말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부모교육 관점에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이의 자존감, 동기, 자기 인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경험담과 정보를 함께 풀어내며,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말의 기준까지 담아 보겠습니다. 아이를 온전히 인정해 주고 싶지만 방법이 헷갈리는 부모님들께 도움이 되는 내용이 되길 바랍니다.
칭찬을 좋아하던 아이
어렸을 적에 저는 칭찬을 많이 받고 자라는 아이는 아이였습니다. 칭찬이 항상 고팠던 저는 아이를 키우며 칭찬만큼은 절대 인색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면 “와, 정말 잘 그렸다”, 숙제를 끝내면 “역시 잘했어”, 스스로 양치라도 하면 “대단하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아이는 그때마다 환하게 웃었고, 저는 그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자라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이의 행동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이거 잘했어?”라고 묻기 시작했고, 제 표정을 살피며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 모습이 잦아졌습니다. 그림을 그리다가도 제 반응이 기대에 못 미치면 금세 흥미를 잃었고, 칭찬이 나오지 않으면 “이건 별로야”라며 스스로 평가를 내려버리기도 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아이가 혼잣말로 “잘하면 엄마가 좋아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였습니다. 그 말은 저에게 큰 질문을 던졌습니다. 혹시 아이가 스스로 만족하는 기준보다, 부모의 평가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잘했다’라는 말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로 쌓이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잘했다 vs 봤다의 차이
부모교육 관점에서 칭찬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방식에 따라 아이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는 크게 달라진다고 말합니다. “잘했다”라는 말은 긍정적인 의도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평가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혹시 알고 계셨나요? 아이는 그 말을 통해 자신의 행동이 ‘부모의 기준에 부합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점점 외부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 “봤다”라는 말은 평가보다 존재를 인정하는 메시지에 가깝습니다. “네가 열심히 하는 걸 봤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한 걸 봤어”라는 표현은 결과보다 과정을 주목하게 하는 멘트입니다. 아이는 그 말을 통해 ‘내가 어떤 결과를 내지 않아도, 나의 시도와 노력이 보이고 있다’는 감각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아이의 안정적인 자존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첫 번째 차이는 동기의 방향입니다. 잘했다는 말을 많이 듣는 아이는 점차 칭찬을 받기 위해 행동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외적 동기가 강화되는 과정입니다. 반대로 ‘봤다’라는 인정을 자주 경험한 아이는 자신의 기준으로 행동의 의미를 찾게 됩니다. 누군가 알아봐 주기 때문에가 아니라, 스스로 의미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행동하는 내적 동기가 자라게 됩니다. 두 번째는 실패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평가 중심의 칭찬에 익숙한 아이는 실패를 곧 평가의 하락으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잘했다”라는 말이 줄어들까 봐 새로운 시도를 망설이기도 합니다. 반면 과정 중심의 인정 속에서 자란 아이는 실패하더라도 “그래도 내가 시도한 건 봐줬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도전할 힘을 얻게 됩니다. 저 역시 이 차이를 체감한 경험이 있습니다. 아이가 퍼즐을 맞추다 포기하려 할 때, 예전 같으면 완성했을 때만 “잘했다”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은 퍼즐을 맞추지 못했음에도 “계속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는 걸 엄마가 봤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아이는 잠시 저를 보더니 다시 퍼즐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아이가 칭찬이 아니라 ‘보여줬다'는 느낌’에서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모교육에서는 이를 ‘과정 인정’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결과에 대한 평가는 줄이고, 시도와 노력, 선택과 집중을 언어로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정말 잘했어” 대신 “혼자 끝까지 해보려고 한 게 인상 깊었어”, “어려운 부분에서 멈추지 않고 다시 생각해 본 걸 봤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표현은 아이에게 판단받는 느낌보다 이해받는 느낌을 주게 됩니다. 그동안 잘했다는 칭찬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저는 정말 큰 걸 깨닫게 된 순간이었던 거 같아요. 물론 잘했다는 말을 완전히 쓰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비율과 맥락입니다. 평가형 칭찬이 주가 되면 아이는 외부 기준에 흔들리기 쉬워지고, 인정형 언어가 함께 사용되면 아이는 스스로를 바라보는 기준을 키울 수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언어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것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부모의 진짜 관심이 어디에 있는가입니다. 아이는 말의 형식보다 진정성을 먼저 느낍니다. 아이가 한 행동을 실제로 보고, 그 과정을 이해한 뒤 건네는 한마디는 짧아도 우리 아이에게 오랫동안 깊게 남게 됩니다. 반대로 습관처럼 던지는 칭찬은 아이에게도 금세 가벼워질 수 있다는 점 유의 하시면 좋겠습니다.
존재의 인정
아이에게 “잘했다”라는 말은 순간의 기쁨을 줄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봤다”라는 말은 아이의 내면에 더 오래 남는다는 사실을 앞선 글에서 느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모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감각, 결과가 아니라 과정까지 알아봐 준다는 경험은 아이의 자존감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이는 누군가의 인정을 끊임없이 확인하지 않아도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부모교육의 핵심은 아이를 더 잘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기 자신을 신뢰하게 만드는 데 있다고 말합니다. 그 신뢰는 화려한 칭찬보다, 조용한 인정에서 자라납니다. 아이가 무언가를 해냈을 때, 혹은 해내지 못했을 때에도 “엄마(아빠)는 네 과정을 봤어”라고 말해줄 수 있다면, 아이는 결과와 상관없이 도전할 용기를 갖게 될 것입니다. 오늘 저도 우리 아이에게 건넬 말이 떠오른다면, 잘했다는 말 대신 한 번쯤 이렇게 말해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나는 네가 어떻게 해보려고 했는지 봤어.” 이 한마디는 아이에게 평가가 아닌 신뢰로 남고, 그 신뢰는 아이가 스스로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되어 평생을 함께할 것임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