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이들의 사소한 움직임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눈썰미맘' 입니다. ㅎㅎ 처음 어린이집에 보냈을 때 기억나시나요? 엄마랑 잠시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어리둥절하게 그냥 들어 가던 아이도, 며칠 지나면 상황 파악이 되어서 엄마랑 헤어지기 싫다고 등원 전 전쟁을 치르곤 하잖아요.
막상 입구에서만 애틋한 이별 영화 한편 찍고는 어린이집 교실 안으로 입성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방방 뛰고 까르르 웃으며 놀기 바쁘다고 하잖아요. 첫 어린이집 경험처럼 입학 후 2주 정도 지나면 초등학교 1학년생들도 슬슬 적응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다른 유치원 생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초등학교는 유치원과 다르게 놀이로 교육을 하는 것보다는 '바른 자세로 앉기'부터 시작하는데, 아이들은 이 바른 자세로 앉는 걸 생각보다 어려워하더라고요. 오죽하면 초등학교 1학년 첫 교과 내용에 '바른 자세로 앉기'부터 실려 있을까 싶습니다.
늘 첫째랑 같이 초등학교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하던 우리 둘째는 감사하게도 학교 생활이 재미있고 신나는지 학교 가는 걸 아직까지는 너무 좋아해요. 아무래도 학교는 유치원보다는 훨씬 넓고 크기 때문에 가끔 길을 잃는 아이들도 있다던데, 걱정 인형인 엄마는 첫째에게 3주 정도는 둘째 교실까지 데려다주고, 본인 교실로 가라고 부탁해서 마음이 놓였답니다.
그런 와중에도 씩씩한 둘째는 혼자서 교실까지 가고 싶어서 다리가 늘 드릉드릉했었지요. 지금은 소원(?)대로 혼자서 씩씩하게 잘 들어 가더라고요! 그 모습이 참 기특하고 대견합니다.
그런데, 예민보스 '눈썰미맘' 눈에 불편한 장면이 포착되고야 말았습니다. 오늘 그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해요.
초등 1학년의 실내화 갈아신기 미션
학교마다 다 다르겠지만 우선 아이들이 다니는 이 학교는 실내화를 학교에 두지 못하고 매일 가지고 등하교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실내화 가방이 필수지요!
우선 신발장이 각 교실 밖 복도에는 있지만, 1층 중앙현관 쪽에는 신발장이 전혀 없는 상태예요. 그래서 아이들이 현관 들어가기 전 1층에서 실내화를 갈아 신고, 본인들의 신발은 실내화 가방에 넣어야 합니다. 그 신발이 든 실내화 가방째로 교실 앞 복도 신발장에 번호별로 그대로 집어넣고, 그 가방 위로 자신의 실내화를 벗어서 올려 둔 뒤 양말을 신은 발로 교실로 들어가게 돼요.
한마디로 실내화는 교실을 뺀 교내를 다니는 용도(화장실 포함)인 것이죠. 뭔가 복잡해도 학교 규칙이기도 하고, 누군가 건의하는 부모님들이 없으니 첫째 때부터 계속 유지되고 있는 거겠지요?
문제는 1층에서 실내화를 갈아신는 과정입니다. 1층에 아이들이 걸터앉아서 신발을 갈아 신을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은 게 문제예요. 아이들이 교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중앙에 앞, 뒤 현관만 오픈이 되어 있고 나머지 출입구는 잠겨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잠금을 해제해 주셔야만 통행이 가능해요.
중앙현관 뒷편에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평상이 마련되어 있어요. 문제는 뒷편으로 가려면 돌아서 가게 되기 때문에, 아이들은 정문에서 쭉 직진만 하면 되는 앞쪽 현관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앞쪽에는 앉을 만한 공간이 전혀 없어요. 로비에는 앉는 곳이 있지만, 선생님들이 신발을 신고 로비까지는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계셨어요. 아침에 등교 지도를 위해 한 분이라도 꼭 서 계시거든요.
프로불편러 엄마의 신중한 고민
큰 형님들이야 그냥 서서도 수월하게 신발 갈아신기가 가능하지만, 다리에 힘이 부족한 1학년 친구들은 그냥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서 신발을 갈아신는 모습이 종종 포착됩니다. 우리 아이도 '털썩파' 중 한 명이에요. ㅎㅎ
뭐 마른 날이야 큰 문제가 없지만, 문제는 또 비 오는 날입니다... 젖어 있는 땅 위에 털썩 앉을 수가 없으니 신발 갈아신을 때 애를 먹는 모습을 보게 되었거든요. 1층 앞쪽 현관 쪽에도 아이들이 신발을 갈아 신기 편한 공간을 조금 마련해 주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까 이게 또 학교에 전화를 걸어야 할지, 학부모회의 안건에 건의를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지금 고민 중입니다. 아이들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편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서요.

그런데 저는 이기적이에요. ㅎㅎ 다른 아이들이 불편했던 건 솔직하게 보이지 않았거든요. 입학 후에 제 아이가 불편한 게 보이니까 그제야 또 마음이 쓰이기 시작한 것이지요. 첫째 1학년 때도 사소하지만 비슷한 사건 몇 개가 있었습니다. 학부모회에 건의를 올려봤지만 학교 입장은 언제나 들어는 주되, 학교 입장에서만 이야기하고 이해해달라고 하며 끝이 났어요.
그래서 개선이 잘 안 되니 건의를 올리는 것마저도 어차피 또 이해해달라고 하고 끝날 텐데 싶어서 선뜻 건의를 못 올리겠더라고요.
내 아이를 위한 목소리 내기 : 신중하지만 확실하게!
개인 차이가 있겠지만은, 저 같은 프로불편러인 부모에게 눈살 찌푸리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별로 대수롭지도 않은데 무슨 건의까지 하느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그래도! 문이라도 한번 두들겨 봐야 안에 누가 있는지 확인이라도 할 수 있잖아요~
아직 건의를 올릴지 말지는 생각하고 고민 중이긴 하지만, 이런 점들이 아이들에게 불편할 수 있겠구나라는 목소리라도 들리도록은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저도 불편해 보이는 걸 생각나는 대로 막 다 건의 올리는 대범한 사람은 못 되어서요. 며칠을 고민하고 그래도 계속 마음에 걸리고 신경이 쓰이면 한 번씩 말씀드리는 편이에요. 거의 한 4년에 한 번 정도일까요? ㅎㅎ
비슷한 고민이 있으신 분들도 일단 무조건 들이대기보다는, 며칠은 한번 고민해 보시고 신중하게 목소리를 내시길 바랄게요.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편안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비슷한 마음이시라면요. 긴긴 고민 끝에 나중에 혹시 학교에 건의를 올리게 된다면 건의 올린 내용과 답변에 대해서도 한번 담아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