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 정말 변덕스럽죠? 겨울인가 싶더니 어느새 봄기운이 슬쩍 오는데, 이맘때면 꼭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죠. 바로 '환절기 콧물감기'예요. 일교차가 커지니 찬 공기에 미세먼지까지... 우리 아이들 연약한 코는 남아나질 않네요. 수도꼭지 고장 난 것처럼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다가, 어느새 노랗게 변하고 목으로 넘어가면 콜록콜록 기침까지 시작되죠.
지금 저희 집은 '콧물 주의보 1단계' 발령 중이에요. 다행히 아직은 맑은 코만 줄줄 나오는 중인데, 사실 전 둘째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아시다시피 제가 사람 관찰하는 눈썰미는 좋은데 용어는 잘 못 외우잖아요? 그래도 우리 둘째 코 상태 하나는 기가 막히게 체크하거든요.
알레르기성 비염과 봄철 꽃가루, 매년 반복되는 둘째와의 전쟁
둘째는 유독 코가 민감해요.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어서 왼쪽 콧구멍에서만 코피가 자주 나고 코도 잘 막히거든요. 게다가 봄이 오면 민들레 씨앗이나 송진가루 때문에 팔다리 접히는 곳, 무릎 뒤 오금 쪽까지 박박 긁는 피부병이 올라와요. 자면서 가렵다고 긁는 모습을 보면 정말 엄마로서 미안한 마음이 커집니다. 세상 모든 부모님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아이에게 잘못된 일이 생기면 모두 내 탓이오, 부모탓이오 하니까요. ㅠㅠ
사전 예방 차원에서 알레르기 약을 미리 좀 먹이고 싶은데, 이게 또 참 조심스럽더라고요. 제가 듣기로는 알레르기 약 중에 정신 건강 쪽으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게 있어서 의사 선생님이랑 아주 신중하게 상의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3월부터 5월까지가 고비라 영양제처럼 미리 챙겨주고 싶은데 말이죠. 예전에 씹어 먹는 아주 조그만 하얀 알약이 좋다는 말을 들었는데, 역시나 이름이 기억 안 나서 검색만 하다가 병원 가서 의사 선생님께 혼만 났답니다. "그런 약이 어디 있느냐"라고 하시는데 민망해서 혼났네요. ㅋㅋ
맑은 콧물 줄줄 흐를 때, 소아과 바로 갈까? vs 집에서 쉴까?
여기서 엄마들의 영원한 난제가 시작됩니다. 콧물이 비치기 시작할 때 바로 병원으로 뛰어 가느냐, 아니면 집에서 푹 쉬게 하며 지켜볼 것이냐! 저도 예전에는 콧물 한 방울만 보여도 바로 병원에 달려갔어요. 선생님 말씀대로 초기에 잡아야 축농증으로 안 가니까요. 축농증으로 가면 치료 기간이 더 길어져서 약 먹는 기간이 더 길어진다는 의사 선생님들의 말씀에 적극 찬성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고민이 되더라고요. 콧물약에는 항생제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 몸에 너무 무리를 주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됐거든요.
그래서 저만의 병원 방문 기준을 딱 세웠습니다.
1. 아이가 고열이 날 때는 무조건!
2. 열은 없어도 기침, 콧물, 코막힘 때문에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할 때
다행히 이번 콧물은 깨어 있을때만 줄줄 흐르고 잘 때는 목뒤로 넘어가는 현상이 덜 한 건지 잠은 잘 자길래 일단 병원행은 보류하고 지켜보는 중이에요. 아이에게도 스스로 이겨낼 '회복력'이라는 게 필요할 것 같아서요.
엄마의 몸소 체험한 '자연 치유'의 기적, 아이에게도 통할까?
사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제 경험 때문이기도 해요. 저도 나이가 드니 감기가 꼭 목으로 오는데, 저는 약 반응이 너무 세서 감기약만 먹으면 정신을 못 차리고 잠만 자거든요. 그럼 애들 케어는 누가 하나요? ㅠㅠ 그래서 약을 최대한 먹지 않고 버텨보자! 해서 작년 겨울에는 약 대신 따뜻한 물 자주 마시고 도라지 진액 챙겨 먹으며 버텨봤는데, 신기하게도 약 없이 낫더라고요!
물론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그 뒤로 목이 좀 칼칼해도 금방 나아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이번엔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줘볼까 다짐 중입니다. 하지만 말은 이렇게 해도 주말 지나고 평일 아침에 바로 소아과 대기실에 앉아있을 제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ㅋㅋ 아이들이 불편해하는 걸 오래 지켜보는 게 엄마 마음에는 제일 힘든 일이니까요.
육아에는 정말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정답은 오로지 부모의 몫이죠.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부모님들, 각자만의 기준을 세워보시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실 거예요. 항생제 처방이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고, 지켜보는 게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니니까요. 오늘도 콧물 닦아주느라 바쁜 모든 엄마들, 우리 힘내봐요! 여러분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