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시작된 지 2주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마음이 안정기에 접어 들어서 드디어 저희 둘째의 유치원 졸업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 첫째 때는 코로나가 한창이라 졸업식도 실시간 방송으로 대체됐었거든요. 유치원 밖 차 안에서 화질도 안 좋은 끊기는 영상 보면서 얼마나 아쉬웠는지 몰라요. 초등학교 입학식도 마스크 쓴 아이 뒷모습만 보고, 각자의 교실로 향하고 나서 1시간 만에 데려왔던 기억뿐이고요.
그래서인지 이번 둘째의 졸업식은 첫 '진짜 졸업식'이나 다름없었답니다. 지난번 예술제 때 느꼈던 그 벅찬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맞이한 졸업식, 파워 'P'형 엄마의 좌충우돌 준비기부터 명당 자리 선점 팁까지 싹 다 풀어볼게요! ㅋㅋ
졸업식 꽃다발, 실용주의 엄마의 조화 선택과 반전의 생화 한 스푼
졸업식 하면 역시 꽃다발이죠! 저는 사실 평소에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실용주의 엄마예요. 그래서 이번엔 시들지 않는 조화를 준비했답니다. 요새는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학사모 쓴 곰돌이에 아이가 좋아하는 킨더조이까지 딱 붙어서 신속하게 배달되더라고요. 미리 준비 못 하고 임박해서야 주문하는 저 같은 엄마에겐 정말 편리한 세상이죠.
오래 볼 수 있어서 조화로 잘 샀다 싶었는데, 여기서 반전! 확실히 사진에는 생화가 훨씬 화사하고 예쁘게 나오더라고요. ㅎㅎ 센스 있는 언니(아이들 이모)가 깜짝 선물로 생화를 준비해준 덕분에 졸업식 사진이 화사하고 아주 예쁘게 담겼답니다. 실용성도 좋지만, 인생에 한 번뿐인 사진을 생각하면 생화 한 다발쯤은 섞어주는 게 진리인 것 같아요!
유치원 졸업식 명당 사수! 촬영을 위한 실전 눈치게임과 자리 잡기 팁
졸업식은 그야말로 '실전 눈치게임'의 장입니다. 내 아이 얼굴 표정 하나, 몸짓 하나를 놓치지 않으려면 자리 선점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저는 주차는 일찌감치 서둘러서 명당에 성공했는데, 미사 참석하고 내려 오니 졸업식 장소는 이미 자리가 반이나 찼더라고요. 아뿔싸! 했죠.
제가 가본 졸업식장은 객석이 평평해서 앞사람 머리나 핸드폰이 화면을 다 가리기 십상이었어요. 맨 앞자리는 이미 정보 빠른 엄마들이 다 차지했길래, 제 눈썰미를 발휘해서 대안을 찾았습니다. 바로 '대각선 끝자리'였죠! 정중앙은 아니더라도 대각선 끝에서 촬영하면 앞사람 머리에 덜 걸리고 아이 동선을 길게 잡을 수 있거든요. 혹시 졸업식 앞두신 분들은 행사장 구조를 미리 파악해서 나만의 사각지대를 찾아보시는 걸 강력 추천합니다!
'말재주 톡톡상' 수여와 오카리나 친구의 깜짝 변화, 뭉클했던 피날레
드디어 아이들이 입장하는데, 7세 형님들이라고 제법 씩씩하더라고요. 엄마 아빠 찾느라 분주한 눈동자, 발견하고는 수줍게 혀를 내미는 그 모습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아이구 귀여워!" 소리가 절로 나왔어요. 저희 둘째는 '말재주 톡톡상'을 받았는데, 평소엔 개구쟁이여도 상 받을 땐 세상 진지한 각이 나오는 게 너무 웃겨서 미소가 멈추질 않았네요.
마지막 순서로 아이들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제 매서운 눈썰미에 지난번 오카리나 립싱크했던 그 친구가 딱 걸렸습니다! 이번엔 마지막인 걸 아는지 립싱크 없이 아주 열창을 하더라고요? ㅎㅎ 그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고, 한쪽에서 우는 친구를 보니 저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면서 울컥했습니다. 내가 졸업할 때와는 전혀 다른, 부모로서 처음 느껴보는 묘한 감정이었어요.
촬영하느라 팔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아 감동이 반감될 뻔했지만(인간의 본성이란...ㅋㅋ), 마지막까지 유치원 주변을 둘러보며 친구들과 인사 나누는 아이를 보며 참 잘 컸다 싶었습니다. 졸업식을 온전히 즐기시려면 너무 촬영에만 집착하지 마시고 아이의 눈을 더 많이 맞춰주세요. 그게 진짜 남는 거더라고요.
이제 정말 유치원 끝, 초등 시작이네요! 저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의 졸업을 지켜보신 모든 부모님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리 이제 초등학교라는 새로운 정글에서도 잘 살아남아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