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어릴 때는 그렇게 완벽한 성향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커갈수록 제 자신을 점점 더 알게 되서인지 제가 생각보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무의식적으로 ‘괜찮은 어른’, ‘흔들리지 않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고 느끼실 텐데요, 그래서 아이 앞에서 실수하지 말아야 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말아야 하며, 언제나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려 애쓰게 되는 거 같습니다. 이런 완벽한 어른이고 싶던 성향인 제가 부모가 되고 아이 앞에서만큼은 더 완벽한 사람, 부모여야 한다고 믿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태도는 아이를 안심시키기보다 오히려 더 긴장하게 만들고,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부모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마음을 전해 드리고 싶어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었을 때, 아이의 태도와 정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실제 경험담과 부모교육 관점을 함께 엮어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이에게 ‘잘 사는 법’보다 ‘괜찮게 살아가는 법’을 전해주고 싶은 부모님들께 작은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완벽주의 부모의 이야기
앞서 말한데로 완벽주의 성향의 어른이었던 제가 아이를 키우며 늘 스스로를 더 점검하던 부모였습니다. 아이 앞에서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애썼고, 감정이 흔들릴 때도 “괜찮아”라는 말로 스스로를 더 눌러왔던 거 같습니다. 아이가 불안해할까 봐, 아이가 의지할 사람이 사라질까 봐 부모는 흔들리지 않은 커다란 바위처럼 늘 단단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힘든 날에도 웃으려고 했고, 화가 나도 티 내지 않으려 애썼던 거 같습니다. 아이에게 “실수해도 괜찮아”, “틀려도 다시 하면 돼”라는 말을 자주 하면서도, 정작 제 모습은 늘 완벽해야 하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그런 저를 보며 어떤 메시지를 받고 있었을지 깊이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부모가 흔들리지 않는 모습만 보여주면, 아이도 안정감을 느낄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작은 실수를 하고는 얼굴이 굳은 채 말했습니다. “이거 틀리면 안 되는 거지?” 저는 순간 놀랐습니다. 단순한 실수였음에도 아이는 지나치게 긴장하고 있었고, 제 반응을 살피며 몸을 움츠리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서 저는 아이가 ‘실수하면 안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제 완벽주의적 성향이 아이에게 어떤 압박감을 주고 있었던 건지 깨닫게 되며 깊은 후회를 했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그 기준이 어디에서 왔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며, 아이에게 하고 있던 지난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부모의 완벽함이 주는 압박
부모가 실수하지 않는 모습만 보여주면, 아이는 어른이란 실수하지 않는 존재라고 인식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때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실수와 부족함을 숨기려 하거나, 실패를 두려워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부모교육 관점에서 아이는 부모를 통해 ‘어른이 되는 방식’을 배운다고 말합니다. 그 첫 번째 영향은 실수에 대한 공포입니다. 부모가 늘 옳은 선택만 하고, 감정을 흔들림 없이 관리하는 모습만 보이면 아이는 실수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부모도 안 틀리는데 나는 왜 이러지”라는 생각은 아이를 위축시키고, 도전을 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감정 억제입니다. 부모가 힘들어도 괜찮은 척만 하면, 아이는 감정은 드러내면 안 되는 것이라고 배우게 됩니다. 슬픔, 분노, 좌절 같은 감정은 숨겨야 하는 것이 되고,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보다 눌러 담는 방식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정서 표현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관계에서의 불안입니다. 완벽한 부모 앞에서 아이는 늘 평가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수하거나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 사랑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부모는 그런 의도가 없더라도, 아이는 관계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조심스럽게 관리하게 됩니다. 저는 이 사실을 깨닫고 나서 처음으로 아이 앞에서 제 실수를 인정해 보기로 했습니다. 사소한 일이었지만, 약속을 깜빡한 날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오늘 실수했어. 미안해.” 그 말을 하면서도 마음 한편에서는 ‘이러면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아이는 잠시 저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괜찮아. 다음엔 기억하면 돼.” 그 순간 저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게 됩니다. 부모의 실수는 아이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수를 다루는 방법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완벽함보다 중요한 것은 실수 이후의 태도라는 것을 말입니다. 부모교육에서는 이를 ‘현실적 모델링’이라고 부릅니다. 아이에게 이상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실수하고, 감정이 흔들리고, 때로는 판단을 잘못하지만, 그 이후에 책임지고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 훨씬 건강한 기준이 됩니다. 저는 이후로 감정을 숨기기보다 조절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힘든 날에는 “오늘은 엄마가 좀 지쳤어”라고 말했고, 화가 날 때는 “지금은 잠깐 쉬었다 이야기하고 싶어”라고 표현했습니다. 아이는 그런 제 모습을 보며 점점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오늘 좀 힘들어”, “이건 속상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부모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는 아이에게 큰 안도감을 줍니다. 아이는 실수해도 관계가 유지된다는 경험을 통해, 자신을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이는 자존감의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물론 부모가 감정을 무제한으로 쏟아내거나, 아이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핵심은 ‘흔들리되,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가 어떻게 다시 균형을 찾는지를 보며 감정을 다루는 방법까지 배우게 됩니다.
진짜 어른이 되는 선택
부모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자, 아이는 눈에 띄게 편안해졌습니다. 실수 앞에서 움츠러들기보다 다시 시도하려 했고, 감정을 숨기기보다 말로 표현하려 했습니다. 저는 아이가 갑자기 달라진 것이 아니라,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거처럼 느껴졌습니다. 아이에게 부모의 완벽한 삶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는 경험속에서 여러 가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불완전한 상황 속에서도 괜찮게 살아가는 방법을 보여주고 부모가 실수해도 괜찮고, 감정이 흔들려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아이에게 평생을 지탱해 줄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오늘 아이 앞에서 과거의 저처럼 혹시 너무 괜찮은 척하고 계시지는 않은지 돌아보셔도 좋겠습니다. 부모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아이는 자신의 불완전함도 함께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아이에게 가장 큰 안정은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진짜 어른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