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이 된 우리도 무언가를 '거절' 하려고 하는 상황이 오면 난감하거나 어려워하는 경험이 한 번씩은 있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거절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예의 없는 아이로 만드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법을 알려주는 중요한 부모교육 중 하나입니다. 이번글에서는 아이가 거절을 어려워하는 심리적 이유를 이해해 보고, 왜 거절하는 힘이 자존감·관계·안전에 중요한지 대한 이야기를 담아 보겠습니다. 또 연령별로 어떻게 거절 표현을 연습시켜야 하는지, 부모님들께서 일상에서도 어떤 말과 태도로 아이를 지도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제시해서, 아이가 죄책감 없이 자신의 경계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거절이 어려운 이유
많은 부모님들께서 아이에게 “싫으면 싫다고 말해도 돼”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 아이는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망설이거나 우쭐쭈물 하게 됩니다. 친구가 원하지 않는 장난을 계속해도 웃으며 참거나, 하기 싫은 부탁을 받아들이거나, 불편한 상황에서도 아무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부모님들은 답답함과 걱정을 동시에 느끼게 되셨을 거 같습니다. “왜 말 한마디를 못 하지?”, “저러다 상처받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한 마음이 커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거절을 못 하는 것은 성격이 약해서도, 결코 용기가 부족해서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아이는 ‘관계가 깨질까 봐’, ‘미움받을까 봐’, ‘혼날까 봐’ 거절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친구나 사람과의 관계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또래 관계에서는 “같이 놀아야 좋은 친구”, “거절하면 나쁜 아이”라는 단순한 공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자기 마음보다는 상대의 반응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한편으로 거절 못하는 아이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착한 심성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문제는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아이가 점점 자신의 감정은 무시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는 점입니다. “나는 참아야 해”, “내가 불편해도 맞춰야 해”라는 생각은 자존감을 약화시키고, 나중에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거절하는 기술은 아이를 공격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기 경계를 분명히 세우는 힘이라는 점 꼭 기억해 주세요. 부모님들께서 이 기술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는 아이가 이기적으로 살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안전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도록 돕기 위해서입니다.
부모실천 방법
거절하는 방법, 기술은 타고나는 능력이 아니라, 반복적인 연습과 부모님들의 지지를 통해 길러지는 사회적 기술입니다. 지금부터 부모님께서 일상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지도 방법을 담아 보겠습니다. 첫째, 거절을 ‘나쁜 행동’으로 보지 않도록 인식부터 바꾸어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싫어요”라고 말했을 때 부모님께서 “그 정도는 해줘야지”, “참아야지”라고 반응하면 아이는 거절이 잘못된 행동이라고 학습하게 됩니다. 대신 “그럴 수 있어”, “싫을 수 있어”라는 말로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 입니다. 둘째, 거절의 문장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아이에게 “싫으면 싫다고 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예시가 필요합니다. “나는 그건 하고 싶지 않아.”, “지금은 싫어. 다른 걸 하고 싶어.”, “그건 불편해. 그만해 줘.” 이처럼 짧고 분명한 문장은 아이가 상황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도구가 되어 줄 것입니다. 셋째, 죄책감을 줄이는 언어를 함께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거절 후에 “미안해”를 먼저 붙이는데, 이는 필요 이상의 죄책감을 학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미안해”가 필요할 수는 있지만, 항상 사과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꼭 알려주세요. “거절해도 괜찮아”, “네 마음을 말하는 건 잘못이 아니야”라는 메시지가 중요하겠습니다. 넷째, 역할 놀이를 통해 연습하세요. 실제 상황에서 거절은 긴장감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연습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부모가 친구 역할을 맡아 “이거 같이 하자”, “이거 빌려줘”라고 말하면 아이가 거절 문장을 연습해 보는 방법입니다. 반복될수록 아이는 말하는 데 자신감을 얻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말하게 될 것입니다. 다섯째, 연령에 맞게 기대치를 조절해야 합니다. 어린아이에게는 짧고 단순한 거절 표현만으로도 충분하고, 초등 고학년으로 갈수록 이유 설명과 대안 제시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거절’이 아니라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시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여섯째, 부모님께서 거절의 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어떤 이야기냐면 부모님들께서도 늘 부탁을 다 들어주고, 싫은 상황에서도 참고 넘기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 역시 거절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자랄 가능성이 커지게 돼요. “엄마는 지금 쉬고 싶어서 이건 못 해”, “아빠는 이 부탁은 어렵겠어”처럼 부모님들께서 일상에서 건강하게 거절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부모님이라는 좋은 모델을 통해서 건강한 거절법을 어렵지 않게 익히게 될 거예요. 일곱째, 거절 후 관계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경험을 쌓게 해 주세요. 아이가 거절한 후에도 친구와 다시 놀 수 있고, 관계가 이어진다는 경험은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줄여주게 됩니다. 부모님께서 “거절했는데도 괜찮았네”라는 점을 말로 짚어주시고 아이의 경험을 정리해 줄 수 있는 시간을 꼭 가져 주세요. 마지막으로, 거절은 공격이 아니라 ‘선 긋기’라는 점을 반복해서 알려주세요. 아이가 자신의 선을 지킬 수 있을 때, 타인의 선도 존중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건강한 관계
많은 부모님들께서 거절에 대한 걱정하시는 부분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거절하는 법을 가르치면 아이가 이기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완전 반대입니다.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아이일수록 억지로 맞추지 않기 때문에 관계가 오래 건강하게 유지됩니다. 거절하는 기술은 아이를 차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진솔한 관계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 꼭 기억해 주세요. 아이는 스스로를 존중 받는 존재로 인식하고, 타인의 요구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부모님께서 지금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선물 중 하나는 “네 마음을 지켜도 괜찮다”는 확신입니다. 그 확신이 쌓일수록 아이는 불편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보호할 수 있고, 안전하지 않은 관계에서 스스로 빠져나올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오늘부터 우리 아이에게 거절을 허락해 주세요. 아이의 ‘싫어요’는 문제 행동이 아니라, 건강한 성장의 신호입니다. 그리고 그 신호를 존중해 주는 부모님들께서 계실 때, 아이는 가장 단단하게 자라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