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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경험,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자 생긴 변화, 스스로 믿는 힘

by rdsm 2025. 12. 29.

선택을 나타낸 사진

세상 모든 부모님들은 아이가 태어나고 키우는 과정에서 우리 아이를 보호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 무거운 책임감이 자연스럽게 결정권을 부모가 쥐는 방식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무엇을 입을지, 언제 할지, 어떻게 할지를 부모가 대신 정해 주는 것이 아이를 돕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아이의 선택을 기다리기보다 빠르게 결정해 주던 부모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이에게 작은 선택권을 주기 시작하면서 가정의 분위기와 아이의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육아가 오히려 조금 더 가벼워짐을 느꼈습니다. 이 글은 이런 실제 양육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왜 중요한지, 선택권이 아이의 자율성·책임감·정서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담아보고자 합니다. 아이를 통제하기보다 스스로 선택하며 성장하게 돕고 싶은 세상 모든 부모님들께 현실적인 기준을 제시해서 이 글을 읽고 계신 우리 부모님들께서도 가벼워진 육아를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부모의 경험

아이를 키우며 저는 늘 바쁜 부모였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야 할 일은 많았고, 육아를 하면 할수록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이 옷 입자”, “지금 이거부터 하자”, “이건 나중에 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아이가 고민하거나 망설이는 시간은 비효율처럼 느껴졌고, 제가 대신 정해 주는 것이 더 빠르고 안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의 선택을 기다리기에는 하루가 너무 촉박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뭐 입을까?”라고 물으면 곧바로 답을 주었고, “이거 해도 돼?”라고 묻으면 상황을 설명하기보다 허락 여부를 바로 결정해 주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아이를 돕는 방식이라고 믿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점점 제 지시에 의존하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일에도 “이건 어떻게 해?”, “다음엔 뭐야?”라고 물었고, 스스로 결정하는 상황에서는 쉽게 불안해했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정해 주면 마음이 편해.” 그 말은 동시에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신호처럼 들렸습니다. 그때 저는 아이를 편하게 해 주고 있다고 믿었던 방식이, 어쩌면 아이의 선택 근육을 약하게 만들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자 생긴 변화

부모교육 관점에서 선택권은 단순히 자유를 주는 개념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선택권은 아이가 자기 삶의 주체라는 감각을 형성하는 중요한 경험입니다. 아이는 선택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결과가 따라오는지, 그리고 선택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배웁니다. 저는 처음부터 큰 선택을 맡기지 않았습니다. 대신 아주 작은 선택부터 시작했습니다. “이 옷이랑 이 옷 중에 어떤 걸 입고 싶어?”, “먼저 숙제를 할까, 책을 읽을까?”처럼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영역에서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망설였고, “엄마가 골라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서두르지 않고 기다려 주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 변화는 아이의 태도였습니다. 자신이 고른 선택에 대해서는 투덜거림이 줄어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정한 일정에 대해 쉽게 불만을 표현하던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후에는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선택의 주체가 자신이라는 감각이 아이의 감정 반응을 바꾸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변화는 책임감이었습니다. 아이는 선택 이후의 결과를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네가 고른 거야”라고 말하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내가 이걸 선택했으니까 끝까지 해볼게”라고 말하는 순간이 생겼습니다. 이는 부모가 강요해서 생긴 책임감이 아니라, 선택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난 책임감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정서적 안정이었습니다. 부모가 모든 것을 결정해 주던 시기에는 아이가 자주 불안해했고, 제 표정을 살피며 반응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선택권을 경험하면서 아이는 점점 부모의 눈치를 덜 보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선택이 존중받는다는 경험은 아이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었고, 이는 행동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부모교육에서 말하는 선택권의 핵심은 ‘통제 가능한 범위’라고 합니다. 아이에게 모든 결정을 맡기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안전, 건강, 기본 생활 규칙과 관련된 부분은 부모의 역할이 분명히 필요합니다. 그러나 아이의 취향, 순서, 방식과 같은 영역에서는 선택의 여지를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방임이나 과도한 통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선택권을 주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부모의 인내였습니다. 아이의 선택이 비효율적으로 보일 때도 있었고, 시간이 더 걸릴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견디는 것이 부모교육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점점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낭비’가 아니라 ‘학습’이었습니다. 또한 선택권은 아이의 자기 이해를 돕습니다. 반복된 선택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힘들어하는지를 말로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내가 싫어”, “이건 내가 해보고 싶어”라는 말은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 자기 인식의 표현이었습니다. 부모가 이를 존중할 때, 아이는 자신을 신뢰하는 법을 배웁니다. 선택권을 주는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결과를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선택을 지지하는 사람이 됩니다. 아이의 선택이 항상 최선이 아닐 수 있지만, 그 선택을 통해 배우는 경험은 언제나 의미가 있습니다. 실패 역시 중요한 선택의 결과이며, 부모가 그 과정을 함께 받아줄 때 아이는 다시 선택할 용기를 얻게 됩니다.

스스로를 믿는 힘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기 시작하면서 저는 아이가 갑자기 달라졌다고 느끼지 않았습니다. 대신 아이가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선택을 말하고, 그 결과를 경험하며, 다시 선택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모습은 아이가 삶의 주체로 자라고 있다는 증거였습니다. 부모교육의 목표는 아이를 대신 결정해 주는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어른이 되는 데 있다고 합니다. 선택권은 아이에게 자유만 주는 것이 아니라, 책임과 자기 신뢰를 함께 길러줍니다. 이는 성적이나 속도보다 훨씬 오래 아이를 지탱해 줄 힘이 됩니다. 더불어서 부모인 우리에게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오던 육아도 조금 가벼워짐을 저처럼 느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아이에게 무엇을 대신 정해 주고 계신지 떠올려 보셔도 좋겠습니다. 그중 하나만이라도 아이에게 선택권을 건네보시기 바랍니다. 그 작은 선택이 아이에게는 ‘나는 존중받고 있다’는 중요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순간, 부모는 통제에서 한 발 물러서고 아이는 성장으로 한 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