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는 뭐든지 다 해 주고 싶은 게 세상 모든 부모님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더욱이 아이가 특별히 잘하는 분야가 눈에 보인다면, 더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지원해 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잖아요. 다들 공감하시죠? 지난 포스팅에서 학원 스케줄 짰던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우리 둘째의 영어 공부 이야기가 생각나서 좀 풀어볼까 해요.
사실 첫째는 말이 워낙 빨랐어요. 19개월쯤부터 이미 여러 문장을 구사했고 표현할 줄 아는 단어도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래서 둘째도 별 걱정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아이들을 키우면 늘 변수가 많고 부모의 예상대로만 커주지 않잖아요.

우리 둘째는 4살 때까지도 할 수 있는 단어가 몇 개 안 되고 말이 참 느렸어요. 소통이 잘 안 되니 아이 스스로도 짜증이 많았고, 감정이 한 번 터지면 진정이 잘 되지 않는 아이였죠. 우는 모습이 안쓰러워 달래주기 시작하면 더 난리가 났기 때문에, 스스로 진정할 때까지 한없이 기다려야 했어요. 어떻게 보면 스스로를 방치했달까... 아무튼 이렇게 언어가 느린 아이는 '어린이집'이라는 첫 사회 적응이 꽤나 힘들어요. 어린이집 등원 전에도 감정 상하지 않게 잘 어르고 달래며 1시간은 어린이집 주변 바깥을 뱅뱅 돌다가 들여보내는 날이 많았답니다. 그래서 언어 치료를 약 1년은 다녔어요. 기회가 있다면 나중에 말 느린 아이 진단부터 언어치료 과정까지 담는 글도 시리즈로 작성해 볼까 해요.
한국말은 서툴러도 영어는 술술? 아이의 숨은 재능 발견
말이 느린 우리 둘째는, 대신 영어에 관심도가 굉장히 높았어요. 이게 참 신기하죠? 한국말은 아는 단어가 몇 개 안 되는 아이가 영어는 알파벳 대문자, 소문자를 모두 정확히 구분해서 말하더라고요. 알파벳송이 따라 부르기 쉬우니까 처음에는 그냥 순서대로 따라 말하는 줄 알았는데, 우리가 순서를 섞어서 손으로 가리키는 알파벳을 정확히 읽는 거예요!
처음에는 신통방통하면서도 '한국말이나 빨리 좀 하렴'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이 아이의 모국어는 영어가 좀 더 편했던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런데 엄마는 토종 한국인이니 집에서 영어를 사용할 일이 있겠어요? 둘째는 아마도 한국어와 영어 사이 어느쯤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서 내심 미안해지더라고요.

언어치료를 다니면서도 한편으로는 이게 어떻게 보면 아이의 재능인 거잖아? 싶었어요. 그냥 넘기면 그냥 그렇게 지나가 버리고 영어를 잊고 놓아 버릴까 봐, 이런 아이의 재능을 키워 주고 싶은 거예요. 여러 언어를 구사하면 무조건 좋은 거니까요. 그래서 둘째에게 맞게 영어를 가르칠 곳을 찾기 시작했답니다. 우선 다섯 살 해는 그냥 넘겼어요. 영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서 영어가 나오는 영상을 아이가 스스로 찾아서 보고 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한국어 언어치료에 더 몰두했죠. 어쨌든 일단은 한국에서 자라게 될 거고(앞일은 모르는 일이지만^^) 한국말을 해야 영어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회화"가 목표! 덜 발전한 도시에서 최적의 영어 학습법 찾기
그래서 둘째가 다섯 살이던 해, 저는 영어 학원을 찾아 헤매였습니다. 일단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음... 시골도 도시도 아닌, 약간 덜 발전한 도시?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주변에 학원 선택권이 넓지가 않아요. 그래서 더 어려웠던 거 같아요. 사실 열정맘이라면 원정을 떠나서라도 아이 재능을 위한 교육에 열의를 다 했을 텐데, 애석하게도 저는 그런 열정까지는 장착하지 못했답니다..^^;
선택의 폭이 굉장히 좁았지만, 여기서도 최선을 찾아야겠다 마음먹었죠. 영어 교육 프로그램들은 굉장히 많고 다양하잖아요. 그래서 우선 영어 교육은 "목적"이 명확해야 하는 거 같아요. 저는 둘째가 영어로 발화를 해서 회화가 가능하고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명확해서 영어 교육 목표는 '회화'로 정한 거죠.

일단 어학원은, 제가 잘은 모르지만 6살인데 이런 곳을 보내자니 원어민 선생님은 계셔도 회화보다는 수험용 수업을 배우게 될 거 같은 거예요. 제 느낌대로 생각하자면 이곳은 6살 친구들을 모아서 수업을 하진 않았던 걸로 알고 있어서 아예 패스시켰고, 아이가 좀 더 자랐을 때 상담을 다녀 보자 싶어서 보류했어요. 온라인 교육은, 왜 영어는 흘려듣기나 노출을 많이 시켜 주면 언젠가는 발화를 한다고 하잖아요. 아이가 유튜브 영상을 스스로 찾아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유튜브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알아봤죠. 그런데 영상은 저는 '단방향'이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보기만 하고 따라 말하지 않거나 흥미를 잃으면 소용이 없고, 둘째는 이미 노출은 충분했거든요. 저는 영어 회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쌍방향 소통'을 원했어요.
엄마의 현실적인 우선순위 리스트로 꼼꼼하게 비교 분석
그래서 최종적으로 눈을 돌린 게 방문 수업이에요. 잘 짜여진 프로그램으로 평소에는 노출을 많이 해주고, 그 내용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무엇보다 1:1로 우리 아이에게 맞춰서 수업을 진행해 준다는 큰 장점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방문 수업이 가능한 업체들을 알아봤죠. 각 업체들마다 추구하는 목표가 조금씩 달라서, 상담할 때 엄마의 교육 목표(나는 회화!)를 명확히 전달하는 게 중요해요.

물론! 그러면 업체에서는 "우리가 하고 있는 게 최고예요!", "우리가 그 부분에 제일 강해요!" 하면서 다 자신들이 최고라고 할 거예요. ㅋㅋ 괜찮아요. 흔들리지 마세요. 우리는 엄마니까 아이에게 맞는 걸 잘 선택할 수 있을 거예요! 내 자신을 믿자고요! 솔직히 저도 프로그램 설명을 들어도 비슷비슷하게 다~ 좋은 거 같고 정말 잘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우선순위를 리스트로 정해서 하나씩 체크하며 비교를 해 보았죠.
- 원어민 선생님은 계시는가: 실제 대화를 나눠봐야 영어로 말하는 게 더 친숙해진다고 생각해서 원어민 있는 곳을 먼저 골랐고, 아닌 곳부터 배제했어요.
- 원어민 선생님과는 얼마나 자주 만나는가: 이왕이면 직접 말하고 듣는 게 좋겠고, 적어도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 원어민 선생님과는 어디에서 만나는가: 직접 방문수업을 하면 수업료가 많이 비싸지겠죠 ^^ 센터를 방문해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일단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다는 점 참고하세요.
- 방문 수업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일주일에 2~3회는 수업을 받고 싶은데, 최소 1회라도 하는 곳!
- 센터의 위치 (접근성): 열정 있는 엄마들이야 먼 길도 마다않겠지만, 아시다시피 저는 열정맘 그릇이 아니에요. 그리고 저는 케어해줘야 할 아이가 한 명이 아니기 때문에 접근성도 중요하죠. 센터 가는 길이 즐거워야 아이를 데리고 한 번이라도 더 갈 텐데, 너무 멀리 있으면 갈 생각부터 벌써 지치기 때문에 엄마의 컨디션도 함께 고려해야 해요.
이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최종 두 곳으로 추려졌어요. 1순위인 곳이 프로그램이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주변에 센터가 없어서 원어민 선생님을 뵈러 아주 먼 길을 가야만 해서 아쉽게도 포기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차선책이었지만 이곳도 꽤 마음에 들어서 지금까지 공부를 이어서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한 투자
방문 영어 수업은 정말 생각보다 가격이 사악했어요. 우리 가정은 그렇게 넉넉한 형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내가 배를 곯아도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아이들 교육만큼은 부족함 없이 해 주고 싶은 게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제 마음이에요. 특히나 재능이 있고 아이도 배움을 좋아하고 즐기는데, 그냥 눈 감고 넘어갈 수가 없었거든요.

저는 처음에 영어 유치원을 보낼까도 고려했었기 때문에 (영유 학비 비싼 거 다 아시잖아요 ^^) '영유만큼의 고액 지출은 아니니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사악한 가격도 거뜬히(?) 끌어안고 가기로 한 거죠. 다행히 애들 아빠도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는 제 의견을 존중해 주고 방향이 같기 때문에 수용해 주었어요. 재능이 있으니까 그냥 그렇게 방치하기 아깝다는 거죠.
솔직히 정말 재능이 있다면 스스로 성장을 했을 거예요. 그게 바로 영재들이죠. 그런데 저는 우리 아이는 겸손이 아니라 영재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아까운 재능을 조금이라도 꽃을 피우게 옆에서 물 주고, 보살피고, 그저 작은 도움을 주고 싶은 거예요. 아이의 미래에는 투자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배보다 배꼽이 더 크면 안 되니 우리의 상황과 형편을 고려해서 그중에서도 최선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아이 영어 공부에 고민인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