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를 키우며 자주 하게 되는 고민 중 하나는 ‘언제부터 공부를 제대로 시켜야 할까’라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육아의 현장에서 느끼게 되는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공부 이전에 아이에게 반드시 길러줘야 할 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실패를 경험했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 회복 탄력성입니다. 아이마다 기질과 성향이 다르겠지만 저희 아이의 경우 승부욕이 일단 너무 강하고 실패한다는 게 싫고 두려워서 처음부터 시작조차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고 나서 본인이 생각한 대로 일이 되지 않았을 때 좌절감이 크고 다시 회복하는 데까지 시간이 좀 오래 거리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실패라는 말은 너무 거창하지만 아이의 뜻처럼 되지 않았을 때 잘 극복하고 회복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를 회복 탄력성이라고 부릅니다. 특히 이 회복 탄력성은 유아와 초등 시기는 아이의 정서와 사고방식이 급격히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연령에 맞는 방식으로 길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부모로서 직접 아이를 키우며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유아기와 초등 시기에 각각 어떤 방식으로 회복 탄력성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그리고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공부보다 회복 탄력성이 먼저인 이유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공부 습관만 잘 잡아주면 자연스럽게 길이 열릴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성장하면서 어떤 학습에 흥미를 느끼는지, 언제부터 아이에게 맞는 공부를 시작해야 할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막상 아이와 하루하루를 함께 보내다 보니, 공부 이전에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자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데로 저희 아이는 작은 실패에도 쉽게 좌절하고, 한 번 마음이 꺾이면 다시 시도하려 하지 않는 모습이 반복해서 보였기 때문입니다. 유아 시기에는 놀이 하나가 뜻대로 되지 않아도 눈물을 터뜨렸고, 다른 놀이로 쉽게 전환되지 않고 그 눈물은 오래 이어졌습니다. 초등에 들어서면서는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스로를 부정하는 말까지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학습 자극이 아니라, 실패를 견디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힘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회복 탄력성은 타고나는 성격이 아니라, 자라는 환경 속에서 부모의 반응과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는 힘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힘은 연령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전물가 들은 말합니다. 같은 실패라도 유아와 초등 아이가 받아들이는 무게는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유아 시기 : 감정을 다루는 연습부터
유아 시기의 회복 탄력성 교육은 ‘이해’보다 ‘공감’에서 시작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실패의 원인을 논리적으로 분석하지 못합니다. 대신 감정으로 먼저 반응합니다. 장난감이 마음대로 되지 않거나, 놀이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그 자체로 큰 좌절을 느낍니다. 이때 부모가 “그건 별거 아니야”라고 말하거나, “다시 하면 되잖아”라고 쉽게 넘기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됩니다. 저는 아이가 울거나 화를 낼 때, 문제를 해결하려 들기보다 먼저 감정을 말로 표현해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속상했구나”, “안 돼서 화가 났구나”라는 말 한마디가 아이의 감정을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속상한 감정을 알아주니까 금세 울음을 그치고 다시 한번 놀이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텀은 점점 더 짧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유아기에는 실패를 극복하게 만드는 것보다, 실패해도 안전하다는 경험을 반복해서 쌓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옆에 있으며 감정을 받아주고, 아이가 다시 시도할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과정 자체가 회복 탄력성의 기초가 됩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결과를 강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퍼즐을 완성하지 못해도 “끝까지 해보려고 했구나”라는 말을 해주는 것이 아이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유아에게 회복 탄력성은 ‘다시 도전하는 용기’라기보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믿음’에 가깝기 때문에 실패하는 아이를 너무 다그치는 행동은 하셨다면 바로 멈춰 주시면 좋겠습니다.
초등 시기 : 실패를 해석하는 힘!
초등 시기에 들어서면 아이는 결과를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친구와의 성적, 운동 능력, 평가 결과를 통해 스스로를 판단하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단순한 공감만으로는 부족하고, 실패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보다 더 중요해집니다. 초등 아이에게 회복 탄력성을 길러주기 위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부모의 질문 방식입니다. 실패했을 때 “평소에 잘하면서 왜 못했을까?”라고 묻는 대신, “어떤 부분이 어려웠니?”라고 묻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원인을 추궁하는 질문이 아니라, 과정을 돌아보는 질문이 아이의 생각을 확장시켜 줍니다. 저 역시 아이가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 조급해진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아이는 더 위축되었습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결과에 대한 평가를 늦추고, 아이 스스로 느낀 점을 먼저 말하도록 기다렸습니다. 물론 기다리는 과정은 늘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는 실패를 ‘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과정 중의 한 단계’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초등 시기에는 부모가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가 힘들어할 때 옆에 있어주는 것과, 해결책을 대신 제시하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저는 아이가 스스로 방법을 생각해 볼 시간을 충분히 주려고 노력했고, 그 경험이 쌓이면서 아이는 점점 눈에 띄게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키워나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당장의 성취에 마음이 흔들릴 때가 많았습니다. 특히 초등 시기에 접어들면 주변과 비교하게 되고, 학습 성과에 대한 불안도 커집니다. 하지만 유아기와 초등 시기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실패했을 때 자신을 잃지 않는 힘을 갖추는 것이라는 걸 이번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회복 탄력성 교육은 빠를수록 좋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유아기에는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초등 시기에는 실패를 해석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 두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아이는 공부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서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인생에서 공부는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는 마음은 어릴 때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오래 남습니다. 오늘 아이가 실패했다면, 그 실패를 없애주기보다 함께 견뎌주는 부모가 되어주는 것, 그것이 회복 탄력성 교육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